[독일]공공안전을 위한 디지털 옥외광고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
디지털 옥외광고가 재난경보 및 공공 안전을 위해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독일에서 논의되고 있다. 발단은 2021년 7월 독일 서부 지역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 주를 거쳐 라인란트 팔츠(Rheinrand-Pfalz) 주에 발생한 큰 홍수로 인한 재난이었다. 이 대홍수는 약 150여명에 달하는 인명 및 상당한 규모의 물적 피해를 초래하였다. 이후 홍수에 대한 사전 경보를 시민들이 제때에 받을 수 있었는지 그 여부와 방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브루노 메르츠(Bruno Merz) 독일 포츠담 지질연구센터 홍수전문가는 문제의 원인으로 돌연 발생하는 홍수에 대한 예보체계의 부재를 지적했다. 폭우의 경우 기상청에 의해 전반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기상정보가 예고되지만, 갑작스레 발생하는 홍수의 경우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황발생 전 추가적인 경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독일 기상청 대변인 우베 키어쉐(Uwe Kirsche) 기상청 대변인은 최악의 경우 어느 지역에 집중적인 폭우가 있을지는 상황발생 30분 전에 구체적인 파악이 가능하다고 발표하였다. 한편, 유럽홍수경보시스템(European Flood Alert System: EFAS) 설계에 참여했던 영국 리딩대(University of Reading) 교수 한나 클록(Hannah Cloke)은 독일 연방정부 차원에서 재난 대응체계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기상청은 이미 수일 전 홍수의 가능성을 파악하였고 예보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보전달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아 홍수경보가 지역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파되지 않은 것이 주요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독일 연방 시민보호 및 재난지원청(Bundesamt für Bevölkerungsschutz und Katastrophenhilfe: 이하 BBK)의 아르민 슈스터(Armin Schuster) 청장은 독일공영라디오 Deutschlandfunk에서 재난에 대한 경보가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문제를 인식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보전달체계의 효과성을 제고할 것을 표명하였다. 재난 경보를 위한 확성기의 사용 및 냉전 이후 대부분 해체된 사이렌을 다시 도입하는 등 포괄적인 조치가 언급되는 한편 옥외광고 부문에서는 디지털 옥외광고의 적극적인 활용에 대한 의견이 제기되었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디지털 옥외광고 스크린은 위치 기반 기능을 통해 2018년부터 TV, 라디오 및 앱과 함께 공식적인 재난 경보 전달 매체로 사용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이는 독일 연방 시민보호 및 재난지원청(이하 BBk)에 의해 원칙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사안이지만, 구체적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독일 각 도시 및 지방자치단체의 제도적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 BBK는 재난관리를 위한 ‚모듈형 경보 시스템(Modulares Warnsystem: 이하 MoWaS)‘을 갖추고 있다. 이는 다양한 기관(관제 센터, 재난관리국, 사무소 등) 및 언론에게 재난 경보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위성 기반 경고 시스템이다. 독일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국, 웹사이트, 독일 경보 관련 스마트폰 앱 뿐만 아니라 디지털 옥외광고 역시 MoWaS를 통해 위기 및 재난 정보를 수신하여 사용자에게 경보를 알릴 수 있다. 즉, 도시에 산재되어 있는 디지털 옥외광고 스크린은 MoWaS를 통해 재난 발생 시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대형 옥외광고 업체 스트뢰어(Ströer)는2021년부터 도르트문트 시와 협력하여 독일 모듈형 경보시스템에 자사의 디지털 옥외광고 네트워크를 통합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