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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공공안전을 위한 디지털 옥외광고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

조회수 : 697 출처 : Invidis Jahrbuch 2021, pp. 140-141 저자 : 이위진 해외통신원

디지털 옥외광고가 재난경보 및 공공 안전을 위해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독일에서 논의되고 있다. 발단은 2021년 7월 독일 서부 지역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 주를 거쳐 라인란트 팔츠(Rheinrand-Pfalz) 주에 발생한 큰 홍수로 인한 재난이었다. 이 대홍수는 약 150여명에 달하는 인명 및 상당한 규모의 물적 피해를 초래하였다. 이후 홍수에 대한 사전 경보를 시민들이 제때에 받을 수 있었는지 그 여부와 방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브루노 메르츠(Bruno Merz) 독일 포츠담 지질연구센터 홍수전문가는 문제의 원인으로 돌연 발생하는 홍수에 대한 예보체계의 부재를 지적했다. 폭우의 경우 기상청에 의해 전반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기상정보가 예고되지만, 갑작스레 발생하는 홍수의 경우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황발생 전 추가적인 경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독일 기상청 대변인 우베 키어쉐(Uwe Kirsche) 기상청 대변인은 최악의 경우 어느 지역에 집중적인 폭우가 있을지는 상황발생 30분 전에 구체적인 파악이 가능하다고 발표하였다. 한편, 유럽홍수경보시스템(European Flood Alert System: EFAS) 설계에 참여했던 영국 리딩대(University of Reading) 교수 한나 클록(Hannah Cloke)은 독일 연방정부 차원에서 재난 대응체계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기상청은 이미 수일 전 홍수의 가능성을 파악하였고 예보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보전달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아 홍수경보가 지역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파되지 않은 것이 주요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독일 연방 시민보호 및 재난지원청(Bundesamt für Bevölkerungsschutz und Katastrophenhilfe: 이하 BBK)의 아르민 슈스터(Armin Schuster) 청장은 독일공영라디오 Deutschlandfunk에서 재난에 대한 경보가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문제를 인식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보전달체계의 효과성을 제고할 것을 표명하였다. 재난 경보를 위한 확성기의 사용 및 냉전 이후 대부분 해체된 사이렌을 다시 도입하는 등 포괄적인 조치가 언급되는 한편 옥외광고 부문에서는 디지털 옥외광고의 적극적인 활용에 대한 의견이 제기되었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디지털 옥외광고 스크린은 위치 기반 기능을 통해 2018년부터 TV, 라디오 및 앱과 함께 공식적인 재난 경보 전달 매체로 사용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이는 독일 연방 시민보호 및 재난지원청(이하 BBk)에 의해 원칙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사안이지만, 구체적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독일 각 도시 및 지방자치단체의 제도적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 BBK는 재난관리를 위한 ‚모듈형 경보 시스템(Modulares Warnsystem: 이하 MoWaS)‘을 갖추고 있다. 이는 다양한 기관(관제 센터, 재난관리국, 사무소 등) 및 언론에게 재난 경보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위성 기반 경고 시스템이다. 독일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국, 웹사이트, 독일 경보 관련 스마트폰 앱 뿐만 아니라 디지털 옥외광고 역시 MoWaS를 통해 위기 및 재난 정보를 수신하여 사용자에게 경보를 알릴 수 있다. 즉, 도시에 산재되어 있는 디지털 옥외광고 스크린은 MoWaS를 통해 재난 발생 시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대형 옥외광고 업체 스트뢰어(Ströer)는2021년부터 도르트문트 시와 협력하여 독일 모듈형 경보시스템에 자사의 디지털 옥외광고 네트워크를 통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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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재난경보를 알리는 디지털 옥외광고
설명: 도르트문트 시에서 ‚독일 모듈형 경보시스템(MoWaS)‘에 연결된 디지털 옥외광고가 시범경보 안내를 송출하고 있다.
출처: InViDiS 연보 2021, p. 140


재난경보 뿐만 아니라 공공 안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서 디지털 옥외광고 네트워크 활용에 대한 잠재력 역시 높게 평가되고 있다. 스트뢰어의 CEO 알렉산더 슈토츠(Alexander Stotz)는 도시 및 지방 자치 단체와 협력을 통한 공익을 위한 디지털 옥외광고의 가능성을 강조하였다. 즉 공공안전에 관한 데이터와 서비스를 디지털 옥외광고에 통합하는 것은 스마트 도시 행정을 간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공 안전을 위한 방안으로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경찰, 연방범죄수사청(Bundeskriminalamt: BKA) 또는 지자체의 재난 및 위기 대응팀이 검색 및 공공 정보를 위해 디지털 옥외광고 네트워크를 접근 및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현실화될 수 있다. 가까운 선례로서 실종된 아동 찾기 프로젝트(Vermisste Kinder e. V.)가 있었다. 실종 아동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에 디지털 옥외광고 네트워크를 통해 실종 아동 정보를 노출시킴으로써 실종 아동 수색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수집하는데 활용되었다.

도시에 즐비한 옥외광고 시설물은 누군가에게는 대중교통 정류장 대기소, 공중 화장실 또는 공중 자전거 쉐어링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용해야 하는 '필요악'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디지털 옥외광고는 사익을 위한 광고 홍보의 수단으로서 주로 인식되며, 공공장소에서 시민들을 위한 소통의 창구로서의 잠재력은 간과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재난경보 및 공공안전을 위해 디지털 옥외광고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최근 독일의 논의는 행정 및 정책 부문에서 적실성에 대한 고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 기관이 민간 소유의 디지털 옥외광고 시스템에 접근 가능한 범위 및 구체적 활용방안에 대해서 무엇보다 지자체와 옥외광고 업체의 협력이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옥외광고와 같이 이미 도시에 구축되어 있는 인프라가 기업의 광고를 위한 수단의 목적을 넘어서 공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 옥외광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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