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광촉매 공기정화 DOOH를 통해 본 옥외광고 시장의 미래
출근 전 하루의 날씨와 함께 대기오염 및 미세먼지 지수를 확인하는 것은 언젠가부터 현대인들의 일상이 되었다. 이렇듯 대기의 질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도시는 차량 배출가스, 공장에서 나오는 오염물질 및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 오염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 그런데 만약 도시의 옥외광고물이 단순히 상업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숨 쉬는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어떨까? 미국의 디지털 옥외광고 사이니지 제공업체인 375LED가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한 디지털 옥외광고시설물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독일에서 친환경 옥외광고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375LED의 디지털 옥외광고는 디스플레이 표면의 특수 코팅을 통해 광촉매 반응을 활용하여 주변 공기 중의 질소산화물을 필터링하는 방식으로 공기를 정화한다. 광촉매 반응은 이산화티타늄(TiO2) 나노 입자와 같은 광촉매로 코팅된 표면이 햇빛에 노출되면서 유기물이 분해되는 현상을 말하며, 이를 통해 옥외광고 디스플레이가 공기정화 및 향균작용을 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트럭 커버, 이케아 커튼, 자동차의 후방 거울 등 다양한 제품에 이미 사용되고 있으며,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을 효과적으로 정화할 수 있다. 공공 장소에서는 이 기술이 도로와 건물의 외벽, 심지어는 도시의 지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어, 공기 중의 유해 물질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사진 1. 공기를 정화하는 미국 375LED사의 디지털 옥외광고 예시 (출처: 375LED)
375LED는 자신들의 친환경 디지털 옥외광고가 프라운호퍼(Fraunhofer IWKS) 연구소의 ISO 22197 인증을 통해 질소산화물(NOx) 정화 측면에서 여섯 그루의 성장한 나무와 동등한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이는 약 30평의 면적의 광촉매 반응 옥외광고 설치가 150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에 상응하는 효과를 의미한다. 하지만 광촉매 디지털 옥외광고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발견된다. 먼저, 광촉매 반응 효과는 주로 몇 가지 특정 물질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효과를 위해서는 햇빛이 필수적인데, 일조량이 낮은 지역과 흐린 날씨에서는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도시에서 일조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미세먼지 제거와 여름의 열섬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공기의 냉각이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특히 독일의 옥외광고 회사 스트뢰어(Ströer)와 그린 시티 솔루션(Green City Solutions)은 대규모 이끼를 탑재한 판넬을 디지털 옥외광고 후면 또는 측면에 통합한 솔루션을 개발하였다. 이는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줄이고, 도시 내 녹지면적을 증가시켜 여름에 도시의 기온을 낮추는 등의 추가적인 이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 2. 스트뢰어 자회사 Green의 양치식물 활용 옥외광고 사례(출처: Blowup Media)
상승하는 물가와 에너지 수급에 대한 어려움으로 독일에서 디지털 옥외광고의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도시에서 불필요한 전력 낭비와 미관을 해치는 시설물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이고,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는데 375LED의 광촉매 반응 기술 또는 이끼판넬 시스템의 디지털 옥외광고가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 글에서 소개된 것과 같은 사례들을 통해 앞으로 옥외광고 업계가 대중들에게 환경과 에너지 낭비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동시에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 디지털 옥외광고로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